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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문장의소리] 어항부터 베를린까지- 식물이 보여준 사람과 공간들 with 박세미 시인 | 808화 '생활세계의 작가들'

안녕하세요?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8회는 [생활세계의 작가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박세미 시인과 함께합니다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작가소개 박세미 시인은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오늘 사회 발코니』, 산문집 『식물스케일』 등이 있다.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박세미 시인 : 항상 똑같이 일하며 지내고 있어요. Q. 시인님께서 최근 출간하신 산문집 『식물스케일』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A. 제가 서문에도 쓰기는 했는데요. 제목에 ‘식물’이 있기는 하지만, 식물이 주인공은 아니고요. 제가 식물을 경유하여 만난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당연히 인간이다 보니 무언가를 인식할 때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는데, 식물의 어떤 당위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것 같아요. Q. 『식물스케일』은 인연과 사람에 대한 산문인 것 같기도 한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어려워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굉장히 어려워하는 성격입니다. 아주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했는데, 기자 생활하며 항상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렇기에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Q. 아직 『식물스케일』을 읽지 않은 소라님들께 식물과 연결된, 기억에 남는 관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A. 사람을 새롭게 만나는 것들이 쉽지는 않은데요. 어떤 부분에 꽂히면 그걸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식물스케일』에 썼던 말 중에, 정말 멋있는 화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문하면서 그 화분을 만든 작가와 대면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건축과였던 거예요. 화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작가분도 너무 좋아서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 특별한 인연인 것 같아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2025.06.20
[문장의소리] 혀라는 열쇠를 들어 소설가가 칼춤 추는 시간 with 신종원 소설가 | 807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7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신 시간 내용 신종원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신종원 소설가는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 『고스트 프리퀀시』,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 등이 있다. 최근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Q. DJ 우다영 :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는 4원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데요. 계획 단계부터 4원소를 염두에 두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신종원 소설가 :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시간을 가로지르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쓰고 나니 오히려 이참에 원소에 빠져 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 낸 장편인 『습지 장례법』이 워낙 축축했다 보니 이번엔 다 태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불을 생각했고, 자연스레 4원소가 연계됐던 것 같아요. Q. 불에 관한 책이니만큼 최근 작가님께서 가장 불타올랐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A. 잘 아시겠지만, 책이 나오면 주변에 보내드려야 하잖아요. 그걸 제가 등단하고 세 번째 책 낼 때까지는 소화하기 쉬운, 거의 매년 한 권씩 나왔으니 쉬운 후 작업 같았는데요. 이번에 오랜만에 책을 내고 부치려 하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선생님, 친구들의 주소지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왜 내가 2년간 책을 내지 않았는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기도 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자주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2년간 어떻게 지냈는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곤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Q.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에 대해 신종원 소설가님의 언어로 직접 설명해 주신다면? A. 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어서 어려운데요. 짧게 말하자면 젊은 사제 바오로가 진짜 성배의 행방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조금 더 크게 말하자면 생명과 죽음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한쪽 편을 선택해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이상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그쪽을 옹호하고, 동의하고, 지지해야만 했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전작인 『습지 장례법』과 최근 출간하신 『불새』를 쓰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으셨는지 설명해 주신다면? A.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전작이 장례로 끝나고, 이번 소설이 장례미사로 끝났다는 것이 의도적이라는 것이겠죠. 차이가 있다면 아무래도 『습지 장례법』의 장례는 ‘잘 묻어 있기를, 잘 헤어지기를 바라는 장례식’이었다면, 『불새』에서의 장례미사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부활’이라는 점에서 형식은 비슷할지언정 작품이 지향하는

2025.06.11
[문장의소리] 노동은 눈물겹다 완강기가 필요해! with 백가경 시인 | 806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시집 '하이퍼큐비클'을 출간하신 백가경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백가경 시인님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하이퍼큐비클'이 있습니다 [방송정보] 00:00 인트로 01:07 자기소개 03:50 시집 '하이퍼큐비클' 07:2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 시집을 엮으며 힘들었던 점 09:22 하이퍼큐비클, 공간일까 감정일까 12:09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15:28 출구 없음의 순간 17:35 괴로웠던 노동의 경험 23:15 내가 시적 언어를 쓰는 방법 29:37 표를 예쁘게 만드는 꿀팁 31:00 다양한 해설들 36:30 진도 씻김굿 38:11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39:39 시 낭독 43:20 맺음말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MakeSense 이용호) ㅇ 디자인 | OTB Company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2025.06.04
[문장의소리] 스포 없음! 로스트 6시즌에 대한 소설가들의 입장 with 손보미 소설가 | 805화 2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문장의소리 805화 2부 '생활세계의 작가들' 코너에서는 최근 산문집『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신 손보미 소설가님을 모셨습니다. [초대손님] 손보미 소설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사랑의 꿈』,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사라진 숲의 아이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상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첫 산문집 『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00:00 손보미 소설가의 산문집 『아무튼, 미드』 중에서 01:00 '생활세계의 작가들' / 손보미 소설가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주요 방송 내용]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손보미 소설가 : 삶이 거의 비슷한데요. 지금 시즌에는 개강했으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학교에 가고, 나머지 날들은 거의 원고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올여름에 책 두 권이 나오기에 책 준비를 하고 있고, 마감과 연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손보미 작가님의 근간인 『아무튼, 미드』에서 미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주시고 계십니다. 어렸을 적부터 미국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셨다는 내용이 있기도 한데, 해당 내용을 자세히 청해 듣고 싶습니다. A. 아마 다영 작가님과 제 사이에 세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제 세대라면 잘 아실 것 같은데, 일요일 낮에는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 굉장히 잘생긴 바람둥이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인데요. 당시 일요일 오후 1시인가, KBS에서 했던 《전국 노래자랑》과 방영 시간이 겹쳤어요. 저희 아버지는 《전국 노래자랑》을 보시던 분이라 TV가 한 대였을 때 항상 둘 중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 다툼, 갈등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반 정도는 이기고 반 정도는 졌어요.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미드 중 하나가 《명탐정 몽크(MONK)》인데요.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봤었고, 몽크라는 사람이 마음속에 상처와 결벽이 있어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했어요.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였고요. 지금까지도 기억 나는 장면이 있는데, 몽크가 부잣집에 사건을 의뢰받아 갔는데, 기다리다 보니 지루해 옆에 있던 초콜릿 박스를 뜯어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초콜릿을 뜯다 보면 은박지에 묻은 초콜릿이 손에 묻기도 하는데, 이 사람은 결벽이 있어 손에 안 묻게 먹으려다 손에 많이 묻히게 되고, 집 주인과 마주치며 어색해하는 장면이 있

2025.05.26
임철우 소설가의 목소리로 듣는 『그리운 남쪽』 중 「봄날」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쓸쓸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젠 필요 없게 된 꽃다발을 껴안은 채 순임이는 발끝을 내려다보며 걸었고, 병기는 연신 담배 연기만 한숨처럼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때마다 하얀 병원 건물의 벽에 무수히 뚫려 있는 유리창들이 마치 숱한 들짐승들의 눈알마냥 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어디에 있느냐. 네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어느 흙더미 속에 산 채로 묻어 놓고 너 홀로 돌아오는 것이냐. 누군가가 등 뒤에서 그렇게 자꾸만 나를 불러대고 있었다. 상처 입은 한 마리 들짐승처럼 울부짖는 그 소리는 우리가 버리고 온 또 하나의 우리들의 부끄러운 아벨의 음성이었다. 우리는 다리에 다다랐다. 거기서부터 병원은 산자락에 가려져 더는 보이지 않았다. 다리 아래 개울에서 꼬마 아이들이 여럿 보여 웅성대고 있었다. 가방이며 신발을 모래밭에 벗어놓고 아이들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무엇인가를 건져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었다. 수면 위로 희고 반짝이는 작은 점들이 무수히 떠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죽은 물고기들이었다. 겨우 엄지손가락 크기의 어린 물고기들을 손으로 건져내며 아이들은 키들키들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 위쪽에서 어른들이 약을 풀었대요.” “뱀장어를 잡아요. 이만큼 큰 걸루만 많이 잡았대요.” 아이들이 우리를 올려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개울 상류 쪽에서 사내 둘이 팬티바람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보였다. 아까 오던 길에 보았던 바로 그자들이었다. 우리는 난간에 기대어 서서 다리 아래 수면에 비치는 그림자를 내려다보았다. 거기, 자갈 박힌 푸른 하늘이 투명한 물밑에 깔려 있었고, 우리들의 얼굴 위로는 죽은 고기들이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쉴 새 없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언제쯤······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수면 위에서 병기의 얼굴이 말했다. “누구?” “상주 말이야.” “······” 그때 나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작은 붕어 하나가 꿈틀거리며 떠내려가고 있는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는 참이었다. 한동안 침묵이 끼어들었다. “근데 말야. 난 아직도 한 가지만은 모르겠거든. 정말 그날 새벽 죽임을 당하기 전에 명부가 녀석의 집을 찾아갔었을까······” 병기는 여전히 시선을 물 위에 던져둔 채 말했다. “어쩌면······ 어쩌면 말예요. 그건 혹시 사실인지도 모르겠어요.” “뭐라구.&rd

2025.05.22 천운영
[문장의소리]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우주적 무대! with 조시현, 이소호 작가 | 805화 1부

문장의소리 제805회 : 1부 이소호 시인, 조시현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부터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소호 시인은 2014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캣콜링』,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홈 스위트 홈』, 산문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서른 다섯, 늙는 기분』 등이 있다. 최근 첫 소설집 『세 평짜리 숲』을 출간하였다. 조시현 시인은 2018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9년 상반기 《현대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아이들 타임』, 작품집 『AnA Vol.01』, 소설집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이 있다. 최근 소설집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소설집 『숨 쉬는 소설』에 수록된 조시현 소설가의 단편 「어스」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이소호 시인, 조시현 시인 Q. DJ 우다영 : 시와 소설을 병행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 두 분을 모셨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조시현 시인 : 이제 막 출간하여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고, 독자님들 뵙는 자리를 가지며 바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소호 시인 : 저도 독자님들 뵙는 자리를 가지고 있고, 이 책이 공교롭게도 제 열 번째 단행본이에요. 행사가 그런 걸로 좀 있고, 열 번째 단행본을 통해 좀 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두 작가님께서 최근 출간된 소설집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조시현 시인 : 제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은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실과 비현실, 우주와 지구,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소설들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이소호 시인 : 제 『세 평짜리 숲』은 열 번째 단행본으로써 소설집으로는 첫 작품입니다. 연작 소설이고, 지구에 있는 ‘에어 포켓’에서 어디로 향해 생존해야 할지 두 명의 여자 주인공이 고민하는 밸런스 게임이 보이는 책입니다. Q. 시와 소설을 병행하는 두 분께서 느끼시기에 창작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이소호 시인 : 시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쓰는데, 소설은 상상력에 기대어 쓰는 것 같아요. 제 중편 소설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세 평짜리 숲』도 미래의 지구에 대해 썼습니다. 저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소설이라고 한다면 시와는 다른 길을 가 보고 싶었어요. 상상력에 많이 치우친 것 같습니다. 조시현 시인 : 들이는 시간이 다른 것 같습니다. 소설은 엉덩이 힘으로 쓰인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시는 조금 더 감각이 바깥으로 열린다면, 소설은 한 세계에 골몰하며 쓴다고 느껴져서 쓰는 몸의 감각이 제게는 다르게 느껴진 것 같아요. 각기 다른 부위를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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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인형

아, 고양아불꽃을 삼킨 검은 고양아불을 피워 부디꽃잎을 날려다오아, 고양아높디 높은 건물 위 검은 고양아건물을 세워 부디그 골목을 좁혀다오아, 고양아빛을 깨뜨린 검은 고양아길가의 가로등을 부숴 부디나의 길목이 어둠만 가득하게 해 다오아, 그대여날 봉투에 넣은 아름다운 그대여내 살갖을 찢고, 솜을 모두 빼내어나를 텅 비게 해 다오그대여, 날 버린 그대여내 심장을 찌르고어두운 골목길 가로등 아래 둬날 버린 그대여내 코 끝 재를 묻히고 떠난 내 사랑 그대여고양이가 판 어두운 구멍에그대는 떨어지지 않길 바라며솜이 빠져너덜너덜한 팔로그대의 소매를 잡으며나의 눈을 감겠습니다.

2025.07.27 구운복어회
바다가 사는 법

썰물이 슬픈 이유는,파도의 심장박동이 사라지기 때문이다.바닷물이 사라진 탓에 드러난시리기 탁한 살갗이울기 때문이다. 밀물이 기쁜 이유는,언젠가는 돌아올 약속이기 때문이다.어느새 다시 뛰기 시작한생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대여,휘몰아치는 파도 대신,솔직한 갯벌이 되어라.

2025.07.27 우현승
소설 무제1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아, 아직 안 주무시는군요, 죄송합니다. 아, 네, 시간이 남으신다면, 네, 부디 제 이야기를 잠시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이 절망적인 시대의 총아들이란 자들은 모두 자신을 잃을 생각을 고쳐먹는 현명한 사람들이다·····라고 툭하면 다른 이를 건드리며 말하는 무뢰한들에게 할 말들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습니다.네, 선생님, 네, 아·····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라 한다면 역시 오늘 있었던 일이 그 화두가 되더랍니다. 간단히 요약한다면 제 친구 중에 Y라고 있지 않습니까, 네, 저번에 소개해드렸던, 네, 맞습니다.오늘 아침 제 전공 수업을 듣고 나오는 그 찰나에 Y가 저에게 묻는 것이 아닙니까. "이보게, 내 요즘 무언가 일을 하려 한다던가 혹은 무언가 고심할 거리에 신경을 쏟을 때 어쩐지 나의 영혼이 온전히 그 문제를 의식하는 건지 확실히 못하단 말일세, 자네가 그 이유가 뭔지 대충 실마리라도 던져주지 않겠나. 허무맹랑일지 모르지만 제발." 선생님,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진실로 이 문제를 마주치는 원인은 그의 태도에 있는 것을. 더 자세히 말하자면 자신을 믿지 못하는 태도야말로 이 세상에서는 죄악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크나큰 고질병이자 불치병이기에 저는 굳이 그의 악점을 온 세상이 볼 곳에 들춰내어서는 그의 상처를 덧씌워 그에게 사실을 직시하게 하고 굴욕을 선사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저 건성으로, 딱 친구라는 명성에 걸맞게 답변했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자네의 생각들이 물처럼 흐르지 아니하여서는 이내 그 몸속에 고여서 생긴 결과라고, 끝끝내 그 예를 따져본다면야 일찍이 자연에서부터 물이 흐르지 않는 곳에는 생명이 들끓지 아니하고 나무의 잎이 푸르지 못하며 마침내 물이라 할 수 없는 자연의 역류가 생겨서는 그곳에 모름지기 인간이 피해야 할 악수(惡水)가 생겨난다······라는 어느 옛 성현의 말에서 찾을 수 있으니 속히 자세를 고쳐 잡고 자신의 몸을 가지런히 하기를 바란다고 저로선 현명한 조언을 했습니다. 솔직하게 저는 그의 긍정이라던가 부정이라던가 일체의 감정을 벗어나는 특수한 반응을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가 알지도 못하게 그의 미래에 대한 씨앗을 심어놓으려는 거창한 의도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제 말에 대한 그의 반응이 그럭저럭 무난하게 흐르겠구나 하고 생각한 것입니다.그러나 저의 바람인지 모를 기대와는 다르게도, 그는 뭔가 슬픈 표정을 한 것인지 보이지 않을 각도로 고개를 숙인 후 "그렇군·····그렇구만·····"하고는 "자네 말이 어떤 것을 뜻하는지 잘 알겠네, 일찍이 사람이라는 것이 커 나가며 자신의 사상이란 것을 반복해서 주입하여서는 이내 '자신 고유의 정신'이라는 것을 확립하는 본능을 가지지 않는가. 물론 알고 있네, 난 이것의 말 하나하나에 집중해서는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수준 낮은 토론이 싫네. 자네 말은 내 고유 정신이 조금 구시대적····혹은 조금 기발하지 않으니 유년기의 정신적 성장을 다시금 일구어내라는 말 아닌가? 아, 좋은 말일세, 참된 조언이

2025.07.26 점묘파
수필 후회의 산물

찰나의 순간들에 매몰되어 후회의 산물로 전락하는 것만큼 미련한 일은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러한 미련은 나의 삶의 조타수가 되었고, 나는 그저 후회라는 길 위에서 전진인지 후진인지, 혹은 정체일지도 모를 삶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회, 그것은 불확실성만큼이나 추상적이고 흐릿해서 미래를 향한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과거’라는 미련 속 무한의 굴레에 빠져드는 함정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이상은 명백히 전자를 갈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면 나의 후회의 근원은 어디일까. 도대체 언제부터 무한의 굴레에 빠져들어 벗어나지 못하게 된 것일까. 감히 예상해보자면… ‘나’ 의 삶과 이 삐뚤어진 한국 사회 속 모순을 자각해버린 그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의 현실에서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는, 대부분의 삶의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의 원초적 근원이 ‘유년기 속 가정’ 에 있다는 점이다. 분명하고 인지 가능한 결핍으로 인해 그들의 증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나에게 그러한 결핍은 없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타당할 것 같다. 경제적 어려움, 폭력, 착취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은 나의 유년기와는 거리가 멀다. 사랑받으며 자라왔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나 스스로조차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나의 결핍은 무엇인가? 결과적으로, 내 삶의 환멸의 근원은 ‘나 자신’ 이 되어버린 셈이다. ‘돌연변이’, ‘부적응자’, 나는 나를 이렇게 정의 내릴 수밖에 없었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로 이어질 수 있기에, 어찌 보면 타인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과도한 생각 자체는 나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때, 나는 나의 정제되지 않은 생각들, 즉 우울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았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현실과의 괴리가 큰… 그저 비유적 허상에 불과했다. 마치 한국의 주입식 교육처럼, 나는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키워드식 논술만을 깨우치게 된 것이다. 그저 흐리멍텅한, 공허한 눈을 가진 채로도 써 내려갈 수 있는 그런 말들. “내 삶의 고통은 한순간이고, 이 순간만 지나면 현재의 기억이 미래의 나에게는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삶은 아름답고,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듯 나의 삶도 언젠간 개화할 것이다” … 마치 사이비에 푹 빠져버린 독실한 신자가 할 법한, 그저 허례허식에 불과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말들 말이다. 아무리 삶을 푸른 하늘과 빛나는 별, 만개하는 꽃들에 비유해봤자, 나의 현실과 그러한 이상은 괴리가 크기에 내게는 크게 와닿지 못했다. 현실이라는 뻔하고 지루한 소설 속, 죽음으로의 도피는 나름대로의 큰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흥미를 위해 나는 우선 나를 두 개의 ‘나’로 분리시킨다. 하나의 나는 물리적 현상에 국한된, 나의 몸 그 자체에 남겨두고 또 하나의 나는 몸속의 내가 떠올리거나 바라보는, 죽음에 가장 가까운 공간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또 하나의 나’ 는 ‘몸속의 나’ 의 생각에 의해 수십 번이든 수백 번이

2025.07.26 추구
작고 하얀

작은 너를좁은 구덩이 위로 올려보내며, 나는우린 모두 살 수 있어확신을 가졌다작은 발을높은 어둠 너머로 밀어 넣으며, 나는우린 이제 살 수 있어희망을 얻었다너는 태어나서 처음구덩이 밖을 보고어둠에 발을 담그며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자신의 손등에 적힌글자의 의미도 모르고부서진 학교만을 기억하는너는 아직 아이라서하얀 마음을 건네는너의 선의를누구라도 모르진않았을 텐데아장아장너는 한동안 앞을 향해 걸었다그러다 발길을 멈춰뒤돌아 나를 바라보고조금은 울 것 같은 얼굴맑은 동공에 담긴밝은 미소내비치려다가일그러지는 표정뒤늦은 총성이 귀를 찢는다나는 구덩이 안에 덩그러니 놓여누군가 나를 밀어 올린다그럼에도 내게 하얀 마음이 필요하다면아장아장

2025.07.26 아기호랑이
회피형 인간

참 어리석지. 자신이 만들어낸 곳에, 되레 잠식당해 버렸으니. 그렇게까지 참아야만 했니? 그렇게까지 숨겨야만 했니?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게 있긴 해? 이미 충분하니까, 내가 갈 필요는 없잖아. 그 끔찍한 바닷속에 날 데려가지 말아 줘. 난 잠식 당하기 싫어. 이미 충분하니까, 어서 돌아가 버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잖아? 어리석은 나 자신아.

2025.07.26 슈카링
휩쓸고 가라

바람아, 푸른 나비를 휩쓸고 가라팔랑이는 날갯짓 펴기도 전에바람에 휩쓸려 떠내려 가라 나비 데려가며나뭇잎도 휩쓸고 가라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푸른 나뭇잎열매도 맺기 전에바람에 휩쓸려 떨어져라 나뭇잎 떨어트리며나에게 불어와라파도에 뒤집힌 마음바람으로 휩쓸어 깊게 박아버려라 그럼 또 그러는 김에내 강아지 휩쓸고 가라닿지 못한 내 손길너라도 휩쓸고 가거라

2025.07.26 구운복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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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jang

문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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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글틴 EVENT] 설문조사 하고 책 선물 받아가자! <글틴이 뽑은 2025 오늘의 문학>

문학을 향유하며 10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 오늘의 나를 만든,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요? 또 스무 살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틴이 뽑은 작품을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실제 작가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책 속에 담긴 글티너 여러분의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세요 :) 설문조사에 참여한 글티너 중 10인을 추첨하여 원하는 책을 선물로 보내 드려요 ♥ [설문조사 참여하러 가기 (클릭!)] ▶ STEP 1. [7.15(화)~7.22(화)] 설문조사 진행 ‘글틴이 뽑은 오늘의 문학‘ 설문 참여하기! (경품 팡팡) ▶ STEP 2. [8월 중] 별도 모집 예정 나와 너, 글티너가 우리로 만나는 리딩클럽 참여하기! ▶ STEP 3. [9월] 문학주간 연계 행사로 리딩클럽 멤버와 함께 진행 예정 작가님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참여하기! 더불어 나의 글이 담긴 한정판 작품집까지 받아보는 이 기회 ★ 놓치지 마세요! ※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현장 보러가기

2025.07.15
공지사항 (수강료 무료, 4회 이상 참여시 수료증 발급) 남북 작가 및 대중이 함께하는 2025 문학창작워크숍-나도 작가다!

남북한 출신의 작가들과 대중이 모여 통일과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학의 역할을 탐색하는 문학창작워크숍 프로그램입니다. 이 워크숍에는 남북작가 공동창작집 또는 탈북작가 공동창작집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담임 작가, 특별 강연자, 북토크 작가로 참여하여 수강생과 함께 자유, 인권, 평화, 통일 등의 주제에 관한 문학 창작 경험과 창작 방법론, 가치관 등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모든 강연은 무료로 제공되며, 문학 또는 문학 창작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총 6회의 워크숍 중 4회 이상 참여하시면 워크숍 수료증과 수강생 공동 창작집(비매품), 다과를 선물로 드립니다. ○모집 대상: 문학 또는 문학 창작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 (기초반과 심화반 각각 15명씩 선착순 모집) ○일시: 2025년 7월 26일 ~ 8월 30일 (매주 토요일 오후 3-6시)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1동 101, 102호 ○신청 기간: 2025년 6월 19일(목) ~ 7월 11일(금) ○신청 방법 참가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2lzwsmwoO3opKFX04zahWg0ZetOQs4-X01lLIPCoYn1jsbw/viewform?usp=header -ipussnu25@gmail.com 로 신청 (성함과 연락처를 기입하여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스터의 QR코드 이미지를 휴대폰으로 스캔하시거나 아래의 링크를 통해 워크숍 개최 취지와 참여 작가 약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워크숍 개최 취지 및 참여 작가 약력 링크: https://m.site.naver.com/1KKwu -강연 관련 문의는 ipussnu25@gmail.com 로 연락 주시면 자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창작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2025.07.01
공지사항 [안내] 문학집배원 서비스 종료 안내

안녕하세요. 문학광장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06년부터 운영해온 문학집배원 서비스가 2025년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학집배원은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시인, 소설가가 큐레이션한 문학 작품을 낭독 영상으로 제작하여 뉴스레터와 함께 독자 분들을 찾아가는 '문학 배달 서비스'로 그동안 많은 분들께 문학의 따뜻한 위로와 일상의 감동을 전해드려왔습니다. 그동안 문학집배원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문학광장은 앞으로도 문학을 더 가까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와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학광장 드림

2025.06.13
공지사항 2025년 문학레지던시(협성마리나G7) 공고문

2025.03.12